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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피부 가리켜 '흙톤'… 화장품 마케팅 자성 필요 다양성에 무지한 결과물 이어져
박수연 기자 | [email protected]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9-13 06:00 수정 2024-09-13 10:00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의 화장품 광고에 다양성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12일 X(구 트위터)에선 어두운 피부톤을 가리켜 '흙톤'이라 칭한 화장품 회사의 바이럴 마케팅 이미지가 화제가 됐다.

이 회사는 인스타그램 바이럴 마케팅 페이지를 통해 쿠션 파운데이션을 10가지 색상으로 출시한 것을 강조하면서 "컬러도 많아서 쿨톤, 웜톤, 흙톤 다 쓸 수 있음"이라는 문구를 노출했다. 쿨톤과 웜톤은 퍼스널컬러 열풍으로 피부에 잘 어울리는 색조를 뜻하는 용어지만, 흙톤은 흑인의 어두운 피부톤을 빗댄, 명백한 인종차별성 단어다.

광고를 접한 소비자들은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지금까지 언급됐던 논란의 여지가 있는 광고 멘트들 중에 최악이다” “외국이었으면 총 맞았다” “살 고민하고 있던 어두운 피부톤 사람들에게 어필되지 않고 오히려 반발심만 생기는 워딩” “서양권 가서도 흙톤이라고 광고해보라” "올해 K-뷰티 최악의 워딩은 '외국애기입술혈색'이 될 줄 알았는데 갱신하신 것 축하드린다"  등의 댓글이 달려 있다.

문구가 논란이 되자 해당 브랜드는 X 공식 계정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브랜드 측은 "저희 브랜드 제품에 대한 광고 소재에 부적절한 단어 사용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문제점을 인지한 직후 해당 담당 부서와 논의하여 문제가 된 광고는 현재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운영에 있어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신중한 단어 선택과 더욱 꼼꼼한 내부 검토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 반응 중 하나로 언급된 '외국 애기 입술 혈색'은 또 다른 브랜드의 블러셔 제품에 대한 바이럴 마케팅 문구다. 어린 아이도 인종에 따라 입술색이 다양한데, 국내 마케팅에서 쓰이는 '외국 애기'는 '백인'에 한정된 묘사다. 이 역시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고, 획일화된 미적 기준을 강조하는 무지한 결과물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국내 뷰티 기업들은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 다인종 지역으로의 수출을 늘리고 있다. 그럼에도 색조 제품에 대한 수출은 중국 일본 등 비슷한 피부색을 지닌 동북아시아권이 아니면 그 성과가 미미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의 다양성 이슈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앞으로 국내 기업들은 더욱 다양성 이슈에 신경써야 한다. 닐슨(NIQ)이 최근 발표한 'SPEND Z'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는 가치에 대한 인식이 높으며, 그 중 꼭 따져봐야 하는 부분이 '다양성'이다. 글로벌 Z세대 중 10%만이 서구권 출신으로, Z세대는 지금까지의 인류 중 가장 비 서구적인 세대다. 사회·문화적으로 다양성을 중시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달라진 세상에 화장품을 팔겠다고 나서면서, 과거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미래의 K-뷰티엔 정말로 한국 브랜드가 없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 업체들의 인식 향상과 글로벌 이슈 팔로업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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